웹소설은 참으로 어린 시절부터 읽어오면서 정말로 수천권은 읽었다고 자부할 수 있을 정도로, 나의 가장 오랜 관심사이자 취미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서 이제 첫 화만 읽어도 무의식적으로
'아, 이 작가는 캐릭터 연구가 좀 약하네.'
'어휘력이 좀 모자른 편이구나.'
'버리는 화(회차)가 은근 많을것 같은데.'
와 같은 개인적인 감상도 남길 수 있었죠.
(물론 댓글을 싫어해서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감상을 공유해서 여럿을 기분나쁘게 하는 것은 싫어합니다.)
솔직히 15년이 넘게 판타지 소설, 무협 소설부터 시작해서, 초창기 웹소설부터 꾸준히 읽어온 사람이 그 정도 능력은 갖춰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렴 그 동안 읽은 내용이 어디로 갈까요.
그러다가 여느때처럼 어플에 들어가서 읽을만한 소설을 찾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도 이렇게 많이 읽어봤고, 글도 평상시에 좀 쓰는 편인데, 한번 작가 해볼까?'
어떻게 보면 지나치게 경솔한 선택이었지만, 그렇게 저의 웹소설 작가로서의 준비가 시작되었습니다.
'글의 소재'
'캐릭터의 성격'
'시장 조사 (트랜드 조사)'
'업계의 흐름'
과 같은 다양한 분야를 조사했고, 덕분에 작가가 되어서 작품 하나를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그 첫 시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소설 연재부터 시작일까요?
소설을 연재하고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출판사'와 컨택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현재 대부분의 웹소설들은 이러한 '출판사'와 작가가 우선 계약을 맺고
출판사가 네이버 시리즈, 카카오페이지와 같은 유통사와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물론 인기가 있고 어느정도 실력이 검증된 작가님들의 경우에는 직접 유통사와 계약을 맺는 경우가 있지만,
생각보다 그런 경우는 드물다고 볼 수 있겠네요.
작가 | 출판사 | 유통사 |
우선 작가는 출판사와 계약을 해야합니다. 여기서 두 가지 선택지가 생깁니다.
- 작가가 연재 사이트에 올리면, 사이트를 탐색하던 출판사 직원이 내용을 확인하고 연락을 하는 경우
- 작가가 직접 작품의 초반부와 시놉시스를 정리해서 출판사에 '투고'하는 경우.
저는 첫번째의 경우로 '카카오 페이지 스테이지'라는 연재 사이트를 이용했습니다.
카카오 페이지라는 사이트는 아시죠?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웹소설, 웹툰 유통 사이트로 특이 로맨스판타지 계열이 강세인 곳입니다.
저는 그곳에 판타지 작품 하나를 연재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1주일동안 꾸준히 하루에 두 편씩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8일차에 떡하니 쪽지가 와 있더군요.
무려 3군데나 되는 출판사에서 제 작품에 대해 관심이 있다며 연락을 주셨습니다.
이 때 출판사들은 작품의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 캐릭터, 스토리, 전개 등의 다양한 요소에 대한 감상과 함께 이메일 주소를 남깁니다.
저는 세 출판사 모두에게 고맙다는 내용과 계약 조건을 알아보고 싶다는 내용을 보냈고, 3일 안에 모든 업체와 계약 조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한번 직접 방문해볼 수 있을까요?"
"네?"
"당사와 계약을 진행하고 싶은데, 그 전에 한번 찾아가봐도 괜찮을까요?"
저는 때마침 출판사가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아서 계약 전에 직접 회사를 살펴보고 계약을 진행하고 싶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출판사에서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는 경우라며 언제든지 연락 주시라고 해서 바로 약속을 잡고 갔습니다.
출판사를 향하면서 든 생각은
'내가 이 업계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해서 사기를 당하면 어떡하지?'
그래서 전날 밤에 최대한 각종 커뮤니티를 돌아다니며 요즘 업계에서 제안하는 비율은 어떻고 정산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물어봐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철저하게 조사하고 갔습니다.
그렇게 출판사에 방문해서 회의실로 안내되고, 계약서 사본을 받아서 설명을 들으면서 한 가지 확신했습니다.
조사한게 헛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출판사는 괜찮다.
다행히 제가 방문한 회사는 매우 양심적이다 못해 작가 친화적인 출판사였고, 덕분에 처음 작가로서 계약을 하러 왔던 제가 보기에도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조건을 제시했습니다.
2차 저작권, 작품의 저작권 기간, 계약의 유형, 정산 비율, 날짜 등을 꼼꼼하게 안내해주셨고 저는 그자리에서 바로 서명을 하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는 또 다른 작품을 집필하기 시작했으며, 곧 다시 새로운 출판사를 알아봐야 하는 시점에 섰습니다.
이번에는 카카오페이지가 아닌, 문피아라는 연재 사이트를 통해 출판사와의 컨택을 시도해볼 요량입니다.
이전 회사와의 관계가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다시 연락을 드릴까도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의 신입 작가들은 '건 바이 건'. 즉 작품 별로 계약을 진행해서 해당 작품의 연재가 끝나면 자동적으로 다음 작품의 계약은 작가의 자율에 맡겨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회사와 다른 케어를 받아보고 싶은 마음에 지금은 열심히 작품의 초반부를 서술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작가가 되는 것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
작품이 계약이 진행되고 정식 연재가 되고 정산이 되어서 통장에 수익이 꽂히는 기간은 거의 9개월이 넘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따라서 초반 계약 단계부터 20~50화 분량을 쓰고 계약을 진행하면 후속 절차가 매우 짧아져서 반년만에 정식 출간이 될 수도 있으니.
가급적 초반부의 비축분을 쌓아두시는 것을 권유드리겠습니다.
다음화는 제가 출판사와 계약을 하고 난 후, 유통사와 계약하는 과정에 대해서 들고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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